안녕하십니까? 전 달나라에서 날아온 마법 토끼로, 이번에 성토식을 맞이하여 인간들의 사랑을 이뤄 주고자 지구에 왔습니다. 왜 그래야 하느냐고요? 성토식을 끝내려면 사랑하고 있는 두 남녀를 성공적으로 이뤄 주어야 하거든요.
하여튼 그런 이유로 제가 고른 이 커플은 참으로 오랜 앙숙이자 친구입니다. 단순한 친구 사이라고 하기는 좀 묘한 관계로 보이는데, 아니나 다를까, 터무니없는 해프닝 덕에 바로 결혼까지 직행해 버리는군요. 아무래도 생각보다 빨리 성토식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어서 이 성토식을 끝내고 제 사랑 토순이에게 청혼을 할 생각이랍니다. 그래서 신속, 정확하게 이 커플의 사랑이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 제가 바란 방향으로 상황이 풀리질 않네요. 첫날밤에 새신랑이 자신의 친구에게 하는 말 좀 보세요.
“뭐, 사랑?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 그 기지배가 오징어 먹고……왕파리가……비명소리에……큰아버님께서……. 그래서 죽지 못해 한 결혼이라니까.”
어허, 저런 말을 하다니요. 저것 보세요. 새신부가 그 말을 듣고 상처 받아 버렸잖아요. 덕분에 알콩달콩, 깨소금 냄새가 나야 할 신혼부부 집에서 매일 같이 전쟁만 벌어지네요. 어허, 참으로 큰일입니다그려. 아무리 봐도 서로를 사랑하는 게 빤해 보이는데 어찌 저러는지.
아무래도 이거 생각보다 지구에 더 길게 체류하게 생겼네요.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군요. 어서 이 두 사람의 사랑을 이뤄 주고 토순이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도대체 제 사랑 토순이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작가 소개>
- 고영희
공모전에서의 가작 당선이후 열의를 가지고 원고 작업을 하던 몇 년간이 나 자신을 위해 가장 ‘열심히’ 살았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처음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능력이 있다며 스스로 자만했었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 버린 후에야,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이 진정으로 나를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하여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 그리고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함께 하고자, 아내이자 엄마의 자리를 지키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독립할 그 때에, 나는 다시금 ‘고영희’로 돌아오지 않을까...
안녕하십니까? 전 달나라에서 날아온 마법 토끼로, 이번에 성토식을 맞이하여 인간들의 사랑을 이뤄 주고자 지구에 왔습니다. 왜 그래야 하느냐고요? 성토식을 끝내려면 사랑하고 있는 두 남녀를 성공적으로 이뤄 주어야 하거든요.
하여튼 그런 이유로 제가 고른 이 커플은 참으로 오랜 앙숙이자 친구입니다. 단순한 친구 사이라고 하기는 좀 묘한 관계로 보이는데, 아니나 다를까, 터무니없는 해프닝 덕에 바로 결혼까지 직행해 버리는군요. 아무래도 생각보다 빨리 성토식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어서 이 성토식을 끝내고 제 사랑 토순이에게 청혼을 할 생각이랍니다. 그래서 신속, 정확하게 이 커플의 사랑이 이뤄지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 제가 바란 방향으로 상황이 풀리질 않네요. 첫날밤에 새신랑이 자신의 친구에게 하는 말 좀 보세요.
“뭐, 사랑? 사랑은 무슨 얼어 죽을 사랑……. 그 기지배가 오징어 먹고……왕파리가……비명소리에……큰아버님께서……. 그래서 죽지 못해 한 결혼이라니까.”
어허, 저런 말을 하다니요. 저것 보세요. 새신부가 그 말을 듣고 상처 받아 버렸잖아요. 덕분에 알콩달콩, 깨소금 냄새가 나야 할 신혼부부 집에서 매일 같이 전쟁만 벌어지네요. 어허, 참으로 큰일입니다그려. 아무리 봐도 서로를 사랑하는 게 빤해 보이는데 어찌 저러는지.
아무래도 이거 생각보다 지구에 더 길게 체류하게 생겼네요.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군요. 어서 이 두 사람의 사랑을 이뤄 주고 토순이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도대체 제 사랑 토순이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작가 소개>
- 고영희
공모전에서의 가작 당선이후 열의를 가지고 원고 작업을 하던 몇 년간이 나 자신을 위해 가장 ‘열심히’ 살았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처음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능력이 있다며 스스로 자만했었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 버린 후에야, 소중한 것을 지키는 것이 진정으로 나를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란 걸 깨달았다. 하여 나에게 가장 소중한 가족, 그리고 일생에 한번밖에 없는 아이들의 성장기를 함께 하고자, 아내이자 엄마의 자리를 지키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독립할 그 때에, 나는 다시금 ‘고영희’로 돌아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