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혁의 집에 새로 들어온 찬모, 민수는 숨 막히게 고왔다. 우유를 쏟아부은 것 같은 피부와 도톰한 윗입술에 색기가 조르륵 흘렀다. “그 나이에, 그 얼굴로…… 남의 집 식모 일을 했었다?” 가난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어리고 아름다운 여자라. 동정심을 끌어내려는가, 베갯머리송사를 할 것인가. 그러나 엉망이 될 줄 알았던 생활은 오히려 더 만족스럽게 유지되었다. 편하자고 화해를 청했지만 시혁은 그녀가 조금씩 더 불편해져 갔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던 노력은 슬슬 한계에 부딪혔다. “차라리 그냥 침실로 뛰어들지, 왜 그런 짓을 했어?” 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었다. “넌! 몸은 불편할지언정, 모자라지 않아. 유나에게 반항도 하지 않고 고스란히 매를 맞더군. 내 마음을 끌려고 노력한 네게, 내가 고스란히 놀아난 건가?” 옳았다. 처음부터 시혁은 민수를 원했었다. 그의 시선은 항상 속절없이 그녀에게 끌려다녔다. 도발을 품은 그녀의 눈빛에 어린 짙은 원망. “난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어.” 그는 지금, 그녀를 안을 이유가 충분했다. 아니, 이유 같은 것은 상관없었다. 끝까지 그를 기망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진심 때문이었을까.
시혁의 집에 새로 들어온 찬모, 민수는 숨 막히게 고왔다. 우유를 쏟아부은 것 같은 피부와 도톰한 윗입술에 색기가 조르륵 흘렀다. “그 나이에, 그 얼굴로…… 남의 집 식모 일을 했었다?” 가난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어리고 아름다운 여자라. 동정심을 끌어내려는가, 베갯머리송사를 할 것인가. 그러나 엉망이 될 줄 알았던 생활은 오히려 더 만족스럽게 유지되었다. 편하자고 화해를 청했지만 시혁은 그녀가 조금씩 더 불편해져 갔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던 노력은 슬슬 한계에 부딪혔다. “차라리 그냥 침실로 뛰어들지, 왜 그런 짓을 했어?” 그의 목소리는 격앙되었다. “넌! 몸은 불편할지언정, 모자라지 않아. 유나에게 반항도 하지 않고 고스란히 매를 맞더군. 내 마음을 끌려고 노력한 네게, 내가 고스란히 놀아난 건가?” 옳았다. 처음부터 시혁은 민수를 원했었다. 그의 시선은 항상 속절없이 그녀에게 끌려다녔다. 도발을 품은 그녀의 눈빛에 어린 짙은 원망. “난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어.” 그는 지금, 그녀를 안을 이유가 충분했다. 아니, 이유 같은 것은 상관없었다. 끝까지 그를 기망할 수 있었던 건, 그의 진심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