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건서는 아래층이 보이는 창가로 가서 블라인드를 걷어냈다. 건축가에게 부탁하여 특별히 피아노가 가장 잘 보이도록 신경 써서 만든 사무실이었다. “김이령. 오랜만이다.” 소리 내서 부르면 공기 중으로 흩어져 아무것도 남은 것 없이 사라져 버리기라도 할까 봐, 마음에 담아놓고 아까워 한번 입 밖으로 내지도 못했었던 너의 이름. 그 세월이 십 년이었다. 천천히 가야지. 스스로 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자신에게로 오면 절대로 두 번 다시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자신이 권태연이 아닌 이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침을 뱉고 울부짖으며 발버둥을 치더라도 절대로, 절대로 두 번 다시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밖에 다른 건 어떻게 되어도 좋다.
<작가 소개> - 이기린 선인장을 껴안다를 데뷔작으로 이후 폭풍처럼가라, 이지원 납치사건, 열락의정원, 야수가 나타났다, 나의너, 달콤한 것들을 출간했습니다.
피아노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건서는 아래층이 보이는 창가로 가서 블라인드를 걷어냈다. 건축가에게 부탁하여 특별히 피아노가 가장 잘 보이도록 신경 써서 만든 사무실이었다. “김이령. 오랜만이다.” 소리 내서 부르면 공기 중으로 흩어져 아무것도 남은 것 없이 사라져 버리기라도 할까 봐, 마음에 담아놓고 아까워 한번 입 밖으로 내지도 못했었던 너의 이름. 그 세월이 십 년이었다. 천천히 가야지. 스스로 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자신에게로 오면 절대로 두 번 다시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자신이 권태연이 아닌 이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침을 뱉고 울부짖으며 발버둥을 치더라도 절대로, 절대로 두 번 다시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밖에 다른 건 어떻게 되어도 좋다.
<작가 소개> - 이기린 선인장을 껴안다를 데뷔작으로 이후 폭풍처럼가라, 이지원 납치사건, 열락의정원, 야수가 나타났다, 나의너, 달콤한 것들을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