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의 눈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 보컬리스트 나얼의 흑빛이 가득한 첫 솔로 앨범이다. 빛과 소금, 박선주, 故 유재하 등의 한국적 정서가 짙은 곡들을 돈 스파이크의 편곡과 함께 흑인음악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자신의 스타일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그룹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처녀작을 리메이크 앨범으로 발표했다는 점이 매우 의아하지만, ‘이 앨범이 추억 팔이 작품으로 보이는 것을 경계한다‘던 그의 인터뷰와 1년이 넘는 준비기간들이 얼마나 심도 있고 진중한 결과물인지를 짐작게 한다. 물론 모든 짐작은 음반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다.



처음부터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들의 절제되면서도 풍성한 화음이 귀를 사로잡는 "그대 떠난 뒤"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상은의 "언젠가는"을 감각적인 편곡과 자신만의 소울로 재해석하는가 하면, "한번만 더"에는 박성신과는 다른 느낌의 애절함과 쓸쓸함이 있다. 타이틀곡 "귀로"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나얼만의 깔끔한 고음처리로 그의 진면모를 확실히 보여준다. 또한 곳곳에 자리 잡은 힙합, 레게,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적절한 시도들로 리메이크 앨범이 지니는 실험성까지 놓치지 않았다.



사실 나얼이라는 가수가 국내에서 가지는 평가와 가치는 명실상부 국보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유의 소울과 장벽이 없는 음역대의 소화는 늘 대중을 놀라게 했다. 많은 리메이크 앨범이 존재하지만 나얼의 첫 독집은 그 존재의 의미만큼이나 특별했다. 상업적인 성공과 더불어 다른 이의 노래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연히 드러낸 리메이크 앨범계의 수작 [Back To The Soul Fligh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