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계의 새로운 악녀 탄생! 팝 음악의 개념을 바꾼 온라인 블로그 스타!
릴리 알렌의 엽기, 발랄한 데뷔 앨범 [Alright, Still]

1985년 생으로 21살의 각광받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인 릴리 알렌은 영국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연기자인 키스 알렌과 영화 제작자 앨리슨 오웬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13번이나 학교를 옮기며 제도화된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15살의 나이에 퇴학을 한 그녀는 홀로 외로움을 달래며 음악과 책에 빠져들었다. 학교를 그만 둔 뒤 18세기 귀족 사회에 관한 책과 2차 대전사 등을 읽으며 역사의 흐름을 짚었고, 부모님의 레코드 컬렉션에서 음반을 뽑아 레게, 스카, 펑크 등을 들었다. 활자로 얻은 구체적인 지식과 어린 나이에 직접 세상과 부딪쳐 얻은 경험들 그리고 장르 경계 없이 흡수한 다양한 음악들은 릴리의 창작 활동에 중요한 밑천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가진 이 무형의 재산들은 첫 창작곡 "Smile"을 만들어 냈고, 2005년 11월, "Smile"을 비롯한 4곡을 영국판 ‘싸이월드’라 할 수 있는 개인 홈페이지 사이트 ‘MySpace’에 올렸다. 그러자 생각지도 못한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단시간에 2백만 회 이상의 힛팅수를 기록하며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고, 인터넷 유저들은 그녀가 레이블 계약을 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밀어(?)주었다. 그리고, 먼저 온라인에서 성공을 거둔 릴리 알렌은 비로소 2006년 여름, 데뷔 앨범 [Alright, Still]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앨범 내 수록된 총 11트랙의 모든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릴리 알렌의 데뷔 앨범 [Alright, Still]은 감각 있는 싱어 송 라이터로서 그녀의 특별한 재능과 독특한 시각이 유감없이 발휘된 신선하고 매력적인 팝 음반이다. 음반 수록 곡은 모두 그 개성이 뚜렷하다. 스카가 넘실넘실 물결치는 트랙 옆에 깔끔한 라운지가 자리하고 있고 힙합 뮤지션 못지 않은 샘플링 실력을 보여주는 트랙도 있다. 여러 장르의 음악이 모여 있지만 모든 곡에는 소중한 공통 분모인 탄탄한 보컬실력이 관통하고 있으므로 전체의 흐름이 산만하지 않다. 첫 싱글 "Smile"에는 인터넷 음악 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매혹적인 릴리의 보컬과 잘 짜인 스카 리듬이 담겨 있다. 1960년대 소울 브라더스의 스카 곡에서 피아노 샘플을 따온 이 곡은 지나치게 세련되게 포장하는 대신 복고적 무드의 온기를 남긴다.

아이러니하게도 밝고 산뜻한 멜로디와는 달리 곡은 ‘날 차고 이웃집 여자애를 만났던 전 남자 친구가 다시 만나 달라고 눈물 흘릴 때 그를 보며 미소 짓는다’라는 내용의 다소 섬뜩한 가사를 담고 있다. 이어지는 "Knock ‘Em Out" 에서는 느릿느릿 자기 자리를 지키는 관악기와 펑키한 베이스 그리고 릴리의 읊조리는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MySpace 히트 넘버인 "LDN" 은 퍽치기 강도부터 도시 샌님까지 런던의 세세한 모습을 다룬 곡으로 지난 4월에 프로모션 싱글 LP로 소량 발매되었지만 현재 경매 사이트에서 100파운드가 넘는 가격에 판매가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한다. "Everything’s Just Wonderful" 은 상큼발랄한, 매력적인 라운지 풍 넘버이며,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그룹 리알토(Rialto)의 기타리스트 조니 불(Jonny Bull)이 작곡에 참여한 "Friday Night" 은 애조 띤 멜로디에 흥겨운 리듬이 공존하는 트랙으로, 찰지게 달라붙은 릴리의 출중한 보컬을 만끽 할 수 있는 중독성 강한 곡이다.

그리고 영화 엠마뉴엘(Emmanuelle)의 테마를 샘플링한 "Littlest Things"는 20대 초반 여성의 섬세한 감수성을 잘 드러낸 트랙으로 낭만적이고 우아한 프렌치 팝 선율을 그녀만의 출중한 감성으로 잘 소화해내고 있다. 탄탄한 보컬 실력과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작곡 능력, 그리고 색다른 구성의 리듬이 조화롭게 담겨있는 릴리 알렌의 앨범은 데뷔 음반의 평균 완성도를 훌쩍 뛰어넘는 품질을 가지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뮤지션인 그녀는 앨범이 발매되기도 전인 7월 초에 이미 "Smile"로 최다 라디오 에어플레이 1위의 영예를 차지했다. 넘치는 재능과 센스, 당찬 태도를 겸비했다는 점에서, 또 자기 목소리와 팝 센스를 지혜롭게 결합할 줄 안다는 점에서 릴리 알렌은 ‘올해의 신인’ 후보로 거론되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