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하고도 숭고한 목소리로 영혼 깊숙한 곳을 진동시키는 국민가수 양희은. 매일 아침, 일상에서 부딪히는 우리네 이웃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애환을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며 겨울 외투처럼 후끈한 정으로 사람들을 감싸주는 온 국민의 큰 언니 양희은. 양희은이 데뷔 35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신보를 발매했다.
이제 쉰이 넘어 노래인생 35주년을 맞이한 양희은은 자신의 추억 어린 옛노래로 연명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 노래를 만들어 내왔다. 이미 30주년 기념 앨범에서 <그대가 있음에>, <나 떠난 후에라도>, <사랑- 당신을 위한 기도> 등의 새노래가 옛노래 못지않은 벅찬 사랑을 받았는데, 그로부터 5년 후, 양희은은 이제 새로운 노래로 부박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안으로 다가선다. 번화가의 잡다한 소음처럼 범람하고 있는 많은 음반들 속에서 양희은의 새로운 노래들은 푸른 느티나무 숲 사이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맑은 하늘에 흘러가고 있는 흰구름처럼, 슬플 겨를이 없는 시장통 아낙네들의 옹골찬 기운처럼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아름다운 선율이 되고, 또 움츠린 어깨를 토닥 거려주는 응원가가 되어 준다.
이번 앨범은 특히 ‘꽃’이라는 소재가 앨범 전체를 에둘러 싸고 있다.
한 시절 아름답게 피어난 후 속절없이 지는 꽃의 흥망성쇠는 인간의 덧없는 인생과도 비슷한 형국을 띠고 있는데, 양희은은 이 앨범 속에서 10대, 20대, 30대라는 젊은 청춘을 지나 40~50대 이후 나이가 지긋해진 사람들이 꽃을 바라보는 선선하고도 넉넉한 시선을 앨범 곳곳에 담아내고 있다.
10~20대의 젊은 청춘에게 ‘꽃’은 그저 아름다운 식물에 지나지 않지만, 나이 들어 다시 바라보는 꽃은 생명을 탄생시키는 여성과 많이 닮아 있다. 양희은은 이렇듯 열매를 움트게 하는 꽃의 생명력을 한국 어머니의 질긴 생명력에 비유하여 거친 삶의 파고를 온몸으로 부딪쳐 넘어 온 사람들이 맞이하는 인생의 황혼기가 인생의 후반전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황홀한 시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양희은은 짧은 ‘꽃’의 일생을 인간의 유한한 삶에 비유하여 ‘삶의 순간 순간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노래로 말하고 있다. ‘하루를 행복하게 잘 살아내면 훗날 인생이 성공적으로 완성 된다’는 걸 꽃에 비유하여 앨범 전체에 피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