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대한민국의 가요계는 정부와 방송의 규제 속에서 별다른 발전활로를 뚫지 못하고 오랜 기간 침체기를 이어갔다. 나훈아와 남진이라는 두 명의 걸출한 가수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2016년 현재에 못지않은 강력한 팬덤들을 양성하여 막힌 둑을 터트리지 못했다면, 그 침체기는 좀 더 오래갔을 것이다. 가요사의 큰 업적으로 기려도 될만한 이 두 명의 가수 중 한 명인 가수 남진을 조명해보면 현재의 아이돌 시스템과 인생 패턴이 그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정재계를 아우르는 지역 최고의 명문가 집안 출신으로 부모님을 속이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것부터가 그렇다, 또한 가수로 시작하여 6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활동! 당대 최고의 톱스타와의 결혼과 이혼! 평탄하지 않았던 재기의 몸부림과 스캔들! 극적인 부활과 함께 꾸준한 활동!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 불렸던 연예인 남진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행보라 할 수 있겠다. 앨범의 수록곡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빈잔"을 들을 때마다 가수가 아닌 인간 남진이 들고 있는 현재의 빈 잔에는 무엇으로 채워있을지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이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