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가객‘ 1집 앨범 [아야] 2002 밴드 가객. 가볍고 싱그러운 드럼과 기타의 리듬 위로 롤러코스트를 탄 듯 경쾌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일견 경박하다 느껴질 정도의 가벼움. 그러나, 신나는 멜로디와는 달리 밴드 ‘가객(歌客)‘이 전하는 메시지는 진중하고, 진지하다. 1집 앨범 [아야]의 동명 타이틀곡의 가사를 잠깐 살펴보자. ‘지하철역과 공원에는 니네 아빠 누워 잠잔다/고위층의 자제님들 결혼식 한번 삐까뻔쩍/배고픈 동생들에겐 오늘도 점심은 없다/...돌아온 장발장 한 조각의 빵을 사수하라/목숨걸고 사수하라 우리 애기 먹일 분유값을...‘ 대여섯 줄의 짧은 노랫말로 노숙자 문제와 호화결혼식의 병폐, 결식아동 문제와 부의 편중을 명쾌하게 질타하고 있는 ‘가객‘의 풍유(諷諭)는 1980년대 조태일(99년 작고)과 김준태(54)가 보여줬던 민중시의 절절한 풍자를 떠올리게 한다. 그 둘 사이의 차이라면 20세기적 진지함과 21세기적 시니컬만이 있을 뿐이다.
[아야]는 4곡만이 수록된 소품이지만, ‘가객‘의 음악과 지향점을 조금이라도 알았던 음악팬들이라면 거기서 찾을 수 있는 기쁨은 결코 ‘소품‘이 아닐 듯하다. ‘가객‘은 지난해 5월 결성된 신진이지만 이미 ‘2001년 노동문화제‘와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전교조 초등남부지회 송년의 밤‘ 등에 참여해 그들의 음악적, 사회적 지향을 보여준 바 있고, 2002년 2월에는 서울 하자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도 열었으며, 올 6월과 7월 연이어 열린 ‘6월항쟁 10주년 공연‘과 ‘한총련 합법화를 위한 시민문화제 1254‘에서는 공연 전체의 반주를 맡아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기도 한 ‘알맹이 있는‘ 밴드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고, 대중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마비시키지 않는 음악을 한다는 옹골찬 슬로건과 함께 탄생한 ‘가객‘에는 박창근이라는 빼어난 싱어송라이터를 주축으로 이지은(건반), 조성우(기타), 이우영(베이스기타), 엄기현(드럼) 등이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1집 앨범 발표와 함께 각종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공연과 대학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가객‘. 그들의 노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저 바람처럼"은 음악성과 실력보다는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의해 좌우되는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웅크렸던 지난날 가슴 아픈 일들/이대로 주저앉는 꿈들/...삶이 깎아놓은 조각처럼/하루하루를 그저 채워 가고 있는 나를 깨워서/그물에 걸리지 않는 저 바람 바람처럼/날아봐 하늘로 자유롭게/이젠 날 찾아가는 거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가객의 미래를 주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밴드 가객의 첫 앨범 [아야] - 경동교회 내 여해문화공간에서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2002 노래마라톤(7/2∼7/7)의 첫 주자로 나온 밴드 ‘가객(歌客)‘이 첫 앨범을 내놓았다. 올해 겨울 콘서트를 가진 후 앨범 작업을 해왔던 밴드 ‘가객‘은 2002 노래마라톤에서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을 선보였다. 타이틀 곡 "아야(哦也)"를 비롯해서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저 바람처럼", "다시", "우리 여기에" 등을 수록하고 있는 이번 앨범은 6·15 공동선언 2주년이 되는 날 제작되었다. 음반구입은 ‘가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자객 또는 gagaeg2001@hanmail.net를 이용하면 된다. 밴드 ‘가객‘은 박창근(보컬), 이지은(건반), 엄기현(드럼), 조성우(일렉, 어쿠스틱 기타), 이우영(베이스 기타), 오성화(매니저)이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어 내고 있다. 작년 5월 결성된 밴드 ‘가객‘은 그 동안 민중가요 판에서 갈고 닦았던 실력을 새롭게 펼쳐 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박창근 씨는 탁월한 노래솜씨로 고정 팬을 이미 여럿 확보했다. 고음영역을 힘있게 소화해 내는 박창근 씨의 목소리는 이 무더운 여름의 더위를 한풀 꺾이게 할만큼 강하고 진지하다.
‘가객(歌客) Vol. 1‘의 타이틀 "아야(哦也)"는 박창근 1집에 수록되었던 곡인데 이번에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제목의 ‘哦-읊조릴 아‘ 라는 글자는 밴드 가객이 어떤 팀인가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돌아온 장발장 한 조각의 빵을 사수하라‘는 가사는 21세기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는 듯 하다. 말 그대로 넋두리를 읊조리고 있는 듯 하다. 후렴구에서 ‘아야 아야 아야‘라고 외칠 때는 마음 시린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다. 현란한 베이스 사운드가 압권인 노래이다. 두 번째 곡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저 바람처럼"은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다. 노랫말은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자유로운 바람처럼 노래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 노래는 드러머 엄기현 씨가 곡을 쓰고 박창근 씨가 노랫말을 썼다. 이 노래 자체가 어떤 허물에도 걸리지 않고 자유로우며 가볍다. 어느 곳이라도 불어갈 수 있는 바람처럼 말이다. 세 번째 곡은 어쿠스틱 기타의 인트로가 일품인 "다시"이다. 이우영 씨가 곡을 쓰고 박창근 씨가 이야기하는 "다시"는 곡 전체에 흐르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오래된 친구처럼 반갑다. 마지막으로 "우리 여기에"는 "아야(哦也)"처럼 밴드 ‘가객‘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노래이다. "우리 여기에"라는 짧은 말에서 느껴지는 현재성과 공간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존재성은 그 무엇하고도 비유할 수 없는 삶 바로 그 자체가 아닌가! 신디사이저의 울림이 아름다운 노래이다. 음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듣는 이를 웃음 짓게 하는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다. 밴드 ‘가객‘의 노래를 들으면 힘든 삶 속에서 그래도 견뎌내야 할 어떤 이유가 있음을 느낀다. 앨범 재킷을 드리우고 있는 흔한 들풀처럼 평범하고 지루한 우리네 인생살이지만 이렇게 아름답지 않은가 라고 말이다. 뜨거운 햇살아래 시원한 청량음료를 마시는 느낌을 주는 밴드 가객의 첫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