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월간 윤종신] 9월호 ‘One of Them’은 설레는 감정을 향한 찬사와 감사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상대방이 나를 봐주지 않아도 원망하거나 실망하는 대신 담담하게 인정할 수 있는 마음, 결말이 어떻든 상대방 덕분에 품을 수 있었던 그 뜨거운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그린다. 가사 속 화자는 상대방에게 ‘One of Them’일 뿐이지만, 이러한 상황이 마냥 서글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게 내가 ‘One of Them’이듯, 내게도 상대방은 내가 좋아했던 모든 사람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중심을 ‘너’에서 ‘나’에게로 옮겨올 수 있게 되면서, 화자는 비로소 자신의 지금 감정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된다. 2025년 2월호 ‘호감’, 2025년 10월호 ‘오해’와 서사적 궤를 같이하는 곡으로, 고백을 미루며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려는 남성의 심리를 표현한다. 윤종신이 가사를 쓰고, 윤종신과 송성경이 함께 곡을 만들었다.
“이번 곡은 원래 9월호로 예정되어 있던 작업의 스케쥴이 엉키면서 무척 급하게 썼습니다. 곡 작업만 놓고 보면 3, 4일이었고, 뮤비까지 하면 일주일도 채 안 걸렸죠. 촉박한 일정 때문에 가사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핸드폰 메모장을 보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몇 해 전 후배와 술을 먹다가 적어둔 단어들이 이야기의 실마리가 되었죠. 저는 평소에 어떤 단어나 문구가 떠오르면 그때그때 핸드폰을 열어 메모장에 적어두고는 하는데, 시간이 흐르더라도 적혀 있는 글자를 보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왜 메모를 했는지 단숨에 떠오르더라고요. 그 당시에 후배는 좋아하는 여성분 얘기를 했어요. 아무래도 자신이 그 친구에게는 ‘One of Them’인 것 같다고. 자신은 너무 좋고 설레는데 그 친구는 아닌 듯해서 관계를 진전시킬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볼수록 안달이 나고 초조해진다는 후배의 고민을 들으면서 저는 그래도 좀 더 살아본 사람으로서의 생각을 전했는데, 그때 제가 했던 이야기들이 이번 가사가 되었습니다.”
노래 속 화자는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강렬한 끌림 상태지만, 이러한 마음은 일방적이다. 상대방은 인기가 많아 늘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고, 자신은 상대방에게 특별하지도 유일하지도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어떻게든 내 감정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고 싶은 상황 속에서 윤종신은 화자에게 다른 선택을 제안한다. 우리는 원래 다 서로에게 ‘One of Them’이므로, 억지로 특별한 관계가 되기 위해 무리하기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보자고. 내가 그 사람에게 ‘One of Them’이듯이, 그 사람 또한 내가 살면서 좋아했던 수많은 사람 중 하나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이 거리감은 그렇게 괴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고. 윤종신은 상대방과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지금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이 감정 자체가 삶의 훈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 당시에 제가 그 후배에게 했던 얘기는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그 메마르지 않은 마음에 찬사를 보내라는 것이었어요. 무료하게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세상에서 이렇게 누군가로 인해 설레고 초조한 마음이 든다는 건 너무나도 크나큰 행운이 아닐까 싶었던 거죠.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희귀하고 희박한 감정인 만큼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감사할 일인 거죠. 그래서 그 후배에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조언했어요. 이렇게 감정이 들끓을수록 어떤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나의 상태를 귀하게 여기며, 이러한 마음을 충분히 즐겨보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거든요. 결국 그 후배는 그 여성분과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더라도 그 시기에 가졌던 그 마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일무이한 것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9월호 이야기]
“누군가를 좋아했단 마음만으로 그 시간은 충분히 괜찮았어, 수고했다.”
[Credits]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송성경
Arranged by 송성경
Guitar by 김동민
Bass by 송성경
Keyboards by 송성경
Rhythm programming by 송성경
Background vocals by 앤드
Recorded by 윤종신
Mixed by 김일호 (@OMG)
Mastered by 권남우 (@821 Sound Maste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