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태어난 나는 사계절 중 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이 계절은 내게 위로가 되기도 했고 그리움의 계절이었으며, 가장 투명한 사랑을 마주한 시간이기도 했다. 더 이상 뜨겁게 사랑할 용기도, 차갑고 외롭게 남겨질 자신도 없을 때쯤 써 내려간 작은 일기장의 기록물이다. 가을에 머물러 있던 나의 마음들을 꺼내어 당신의 계절에도 사랑이 깃들기를 바란다.
Track 01. 퀘벡
작년 겨울 홀로 퀘벡에 다녀왔다. 내가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건 보통 마음이 조금 복잡하다는 뜻이다. 퀘벡은 꽤나 아름다웠다. 프레스코 벽화를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퀘벡의 랜드마크인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있고, 그 뒤편에는 작은 언덕이 있다. 그림처럼 펼쳐진 도시의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하느라 하루에 삼사십 분씩 그곳에 앉아있곤 했다. 그러다 문득 사무치는 외로움이 몰려왔다. 누군지도 모를 어떤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아직 내게 닿지 않은 인연인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좀 우스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 성당을 찾아갔다. 언젠가 만날지도 모르는 그에게 잘 지내달라 소원을 빌었다. 그리고 곧장 기프트숍을 가서 크리스마스카드 한 장을 샀다.
‘퀘벡은 가을이 참 예쁘다던데, 그다음 가을에 너를 만날 수 있을까.’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몽환적이고 아련한 팝 사운드의 노래이다. 선 굵은 스트링과 기타가 피아노를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며,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곡의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이 인상적인 곡이다.
Track 02. 황금기
황금기를 자각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의 황금기는 지금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순간에 나는 망설임 없는 사랑을 하고 싶다. 그 끝을 알고도 겁 없이 기꺼이 사랑하겠다. 먼 훗날 결국 우리를 가장 빛나게 하는 건 사랑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모던록 스타일의 편곡 위에 레트로한 요소들이 얹어진 곡이다. 아낌없는 마음을 담담한 가사에 꾹 눌러 담았듯, 거친 질감의 악기들을 차분한 연주로 풀어낸 곡이다.
Track 03. 풀카운트
풀카운트(Full Count) : 야구에서 볼 3개, 스트라이크 2개인 상황. 단 한 번의 승부로 모든 흐름이 뒤바뀔 수 있는, 가장 긴장되고 극적인 순간.
작년 여름, 내 삶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스포츠에는 별 관심이 없던 내가 첫 시구 이후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마지막 순간까지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끝까지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작은 위안이 되기도 했다. 경기 중 풀카운트는 항상 숨 막혔다. 볼넷으로 기회가 열릴 수도, 삼진으로 위기를 넘길 수도, 극적인 안타나 홈런으로 승부가 뒤바뀔 수도 있는 상황에서 타자와 투수의 운명이 공 하나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그 순간을 더욱 긴장되게 했다. 가끔은 이 긴장감이 괜히 먹먹해질 때가 있다. 풀카운트의 순간은 우리의 삶과 비슷하게 닮은 부분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 어른들은 어쩌면 청소년기보다 더한 외로움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매번 선택의 갈림길 앞에 맞서 책임감 있게 하루하루를 버티다가도 별안간 찾아온 막막함에 가끔 무너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라도 끼니를 챙겨 먹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잠들어야 한다.
나는 우리의 시간들이 더 의미 있어지도록 응원하고 싶었다. 때로는 초라하고 서글퍼지는 순간이 있겠지만, 바라는 것 중 열 손가락에 두세 가지만 가지고 있어도 제법 괜찮은 인생이지 않겠냐고. 어쩌면 그것조차도 나머지가 필요 없을 만큼 소중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모두가 지금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라이온즈 파크를 가득 채운 푸른 물결과 그라운드 위 패기 넘치는 사자들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던 그날부터 나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 법을 조금씩 배워갔다. 선수들과 응원하는 관객분들의 삶에 끝없는 위로와 환호를 보내고 싶다.
잔잔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해 어쿠스틱 기타와 몽환적인 쉬머 리버브가 더해지며 서서히 감정을 쌓아가는 팝 록 스타일의 곡이다. 담백하면서도 단단한 드럼과 베이스가 안정적인 리듬을 만들어내고, 후반부로 갈수록 풍성해지는 일렉기타와 역동적인 밴드 사운드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전달한다.
Track 04. 새벽 공기
나의 첫 이별은 그야말로 생이별이었다. 그때는 하고 싶은 일이 더 중요했기에 포기하는 것도 빨랐다. 다만 감당해야 할 슬픔도 온전히 내 몫이었다. 이별은 쉽사리 나를 놓아주지 않았고, 나는 매일 밤 집에 돌아와 문 앞에 주저앉아 울었다. 꼭 나를 다시 찾아와 줄 것만 같아서 했던 기대들도 아무 쓸모가 없게 되자 점차 잊혀져 갔다. 그러나 마음속에서 사라진 것뿐이지 여전히 기억 어딘가에 스며 있었다. 우리가 끝난 가을이 오면 이따금씩 떠올라 마음을 아리게 한다.
이제는 그마저도 보내주려 한다. 둘 사이에 기적처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테니까. 누구보다 요란하게 만났던 우리를 첫눈과 함께 흩날려 보내려 한다.
밤공기가 차다. 또 다른 가을이 왔나 보다.
오직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그려냈다. 멜로디를 따라 유연하게 변주되는 피아노 선율과 호흡하듯 자연스러운 프레이징이 곡의 매력을 더한다.
Track 05. 고양이 별
내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이 작은 생명체, 고양이 별에서 왔다.
레오는 가을에 만난 멋쟁이 고양이다. 첫 만남은 서로에게 상당히 어색했다. 레오는 아깽이 시절 넘치는 에너지로 나를 당황하게 했고, 나 또한 고양이가 처음이라 만지는 데 애를 먹었다. 처음 오던 날 레오는 생애 첫 멋진 점프를 보여줬다. 한참을 망설이더니 소파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그리고 소고기, 닭고기 맛난 습식 사료를 단숨에 먹어치우고 곯아떨어졌다.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겐 너무 신기하고 대견했다. 가끔 레오에게 말을 걸기도 했었는데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거나 눈을 깜빡이는 정도로 대답하곤 했다. 그렇게 함께하기를 8년이 되었다.
고양이는 나중에 무지개다리를 건너 고양이 별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가올 이별은 꽤나 슬픈 일이지만, 나는 남은 이 시간들을 레오와의 행복한 이야기로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저 먼 고양이 별에 우리의 편지를 보내면 아득히 좋은 곳인 줄 알고 다시 찾아와 주지 않을까.
나의 작은 아기 고양이 레오야, 사랑해.
몽환적인 사운드와 재치 있는 멜로디가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 팝으로, 부드러운 리듬과 경쾌한 멜로디의 대비가 곡에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하루의 어느 순간에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Credit]
Track 01. 퀘벡
Lyrics by 안지영
Composed by 안지영, 구름
Arranged by 구름
E.guitar 허세과
A.guitar 허세과
Bass 구름
Keyboards 구름
Midi Programming 구름
String arranged 류민지
String 융스트링
Chorus 정수경
Recorded by 최우석 @Studio Beyond
Mixed by Stay Tuned @Stay Tuned Studio
Mastered by 권남우 @821 Sound Mastering
Track 02. 황금기
Lyrics by 안지영
Composed by 안지영, 구름
Arranged by 구름
E.guitar 구름
A.guitar 구름
Bass 구름
Keyboards 구름
Midi Programming 구름
String arranged 류민지
String 융스트링
Chorus 정수경
Recorded by 최우석 @Studio Beyond
Mixed by Stay Tuned @Stay Tuned Studio
Mastered by 권남우 @821 Sound Mastering
Track 03. 풀카운트
Lyrics by 안지영
Composed by 안지영
Arranged by 김요한, 윤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