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PD 두번째 싱글 앨범 [스치다]
글 : 정현주 작가 (KBS COOL FM 최강희의 야간비행)
공항 가는 길에 곰피디의 싱글 앨범을 처음 들었다. 그의 음악은 길 위의 바람을 닮았다. 머물지 않는다. 지나간다.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흔들리는 모든 것이 거기 바람이 있음을 말해준다. 스쳐 지나가서 이제는 손 내밀어 잡을 수 없게 되었지만 문득 되돌아와서 우리 마음을 흔드는 기억의 순간들이 그의 앨범에는 오롯이 담겨있다.
그 날, 나는 버리고 싶어 굳이 마중 나가지 않아도 되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길 위에 나를 닮은 사람들이 버리고 갔을 기억들이 스쳤다. 수많은 그 남자가 버렸을 그 여자 이야기, 또 그만큼 많은 여자들이 버렸을 그 남자와 함께 한 순간들. 따스했던 눈빛이 차가워지고, 꼭 잡았던 손 이제 서로 다른 곳을 향하며, 애잔하기만 했던 뒷모습... 이제는 더 이상 볼 길이 없어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곰피디의 싱글 [스치다] 안에는 깨끗하게 담겼다. 듣고 있으면 스쳐 보냈던 누군가가 다시 가슴을 열고 들어온다. 시간에 씻겨 담담해졌던 기억 또한 새삼 일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