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작은 무언가가 만드는 이토록 큰 변화, 미국 4인조 혼성 밴드 디 아울스(The Owls)가 인디 포크 (복고)팝 앨범 [Daughters & Suns]로 주는 자그마한 선물.
가끔, 아주 가끔은, 멋진 한 곡의 노래보다 어느 한 순간의 한 음, 혹은 때맞춰 공명하는 잠깐의 화음이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그럴 때가 분명히 있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 의도가 전혀 없었던 것일수록 어째 그 여파는 더 크다. 감동시키고 말겠다는 야심이 없는 무심한 공격. (상상해보라.) 허심탄회한 멜로디가 무방비한 영혼에 물수제비를 뜨듯 길고 먼 파장을 일으킨다. 들려지리라 미처 예상치 못한 혼자 분 휘파람. 읽히길 굳이 바라지 않은 공책 한켠의 메모. ‘실수로 잘못 배달된 노란 꽃’까지도, 어느 한 순간, 예기치 않게 사람을 영혼 가득 충만케 하거나 혹은 바닥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
디 아울스의 노래는 눈에 익은 오래된 잔꽃무늬 벽지처럼 수수하고 겸손하지만, 필요하다면 이처럼 우리가 속한 공간에 낯선 감동을 흘려보낸다. 이 노래들을 들으며 낡은 소파에 몸을 깊이 파묻고 딴 일을 하거나 심지어 낮잠을 자도 좋다. 순간순간 자세를 고쳐 앉으며 방금 들었던 멜로디나 가사를 급 되새겨보게 되더라도 스스로 의아하게 여기지만 않는다면.
대비치 못한 마음의 호수에 예기치 못한 넓고 오랜 진동과 잔향을 남기는 그런 조용한 기적 같은 환희. 디 아울스가 이토록 작은 음과 소박한 화음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그토록 큰 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