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데뷔 레코드
Oasis * Definitely Maybe (Original Recording Remastered)
오아시스의 베스트 컴필레이션 [Time Flies... 1994-2009]가 발매됐을 당시 음반사에서 프로모션 차 찍은 티셔츠 앞면에 새겨진 글귀는 이러했다. “할아버지에게는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있었고, 아버지에게는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가 있었다. 그리고 나에겐 오아시스가 있다.“
거두절미하고 [Definitely Maybe]는 90년대 영국 록을 정의하는 레코드가 되었다. 거친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훌륭한 로큰롤 사운드 위에 얹혀진 리엄 갤러거(Liam Gallagher)의 목소리는 마치 존 레논(John Lennon)과 자니 로튼(Johnny Rotten)을 반씩 섞어놓은 듯 보였다. 그러니까 좀 더 정갈하고 시니컬한, 그리고 긍정적인 아나키스트였다.
뭔가 다른 장점이 있었다. 그러니까 90년대 브릿팝이라는 명목 하에 쏟아졌던 수백, 수천장의 앨범들과는 결코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이 앨범은 바로 당시의 오아시스 밖에는 결코 그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앨범이 되었다. 단순히 좋고 싫음의 차원을 넘어서는 레코드였다. 앨범 발표 이후 수많은 언론들의 찬사가 뒤따라왔다. 롤링 스톤(Rolling Stone) 지가 선택한 올 타임 베스트 데뷔 앨범 100 중에서는 42위에 랭크되었고 NME의 경우 2006년 6월호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으로 본 작을 지목하기도 했다. 기타 중심의 밴드음악을 무시하던 댄스 뮤직 잡지 믹스맥(Mixmag) 역시 만점을 선사했다. 전세계가 이 단순하고 직설적인 로큰롤의 노예를 자처했다.
새삼스럽지만 그간 오아시스가 릴리즈 해온 앨범들 중 가장 자신다운 앨범이다. 소리는 지나치게 거칠고 리듬파트도 조금은 뻑뻑하지만 오아시스만의 핵심적 매력이 가장 자연스럽게 응축되어 있다. 소리의 균형과 편곡은 이후 앨범들에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오아시스의 그 어떤 앨범도 이와 같은 배짱을 품고 있지는 못하였다. 꽤나 그럴듯한 어레인지로 화려하게 채워진 오아시스의 최근작들과 비교해 봤을 때 이 데뷔작은 그저 단순하고 덜 다듬어진 노이즈 팝 레코딩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바로 이 점에 있어서 당시 크리에이션 카탈로그들과 궤를 같이한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엘 갤러거는 지속적으로 이 데뷔작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곤 하였다. 이 기타 노이즈는 모든 것을 긍정케 하는 마법 같은 소리 덩어리였기 때문일 것이다.